2002년 개봉한 '맨 인 블랙 2'는 전편의 성공에 힘입어 제작된 SF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는 외계인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냈는데, 전 세계적으로 약 4억 4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코믹한 요소와 화려한 시각효과, 그리고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환상적인 케미는 꽤 유쾌하다. 보통 속편으로 가면 좀 아쉬운 부분이 생기는데 이 작품은 블록버스터급 스케일과 재치 있는 유머로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줄거리
'맨 인 블랙 2'는 외계인과의 관계를 은밀히 관리하는 비밀기관 MIB의 요원 K(토미 리 존스)와 J(윌 스미스)의 새로운 모험을 그린다. 영화는 J가 MIB에서 베테랑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시작된다. 반면, 전작에서 은퇴를 선택했던 K는 기억이 지워진 채 평범한 우체국 직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지구를 위협하는 강력한 외계인 세레나(라라 플린 보일)가 나타난다. 그녀는 은하계의 중요한 비밀이 담긴 '조르타의 빛'을 찾기 위해 지구를 침략한다.
J는 이 위협에 맞서기 위해 K를 다시 요원으로 복귀시키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K의 기억이 제거된 상태라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J는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K의 기억을 되찾고, 둘은 세레나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영화는 두 요원이 세레나를 쫓으며 벌어지는 다채로운 사건들과 유머 넘치는 대화로 가득하다. 세레나의 위험한 계획이 점차 드러나고, K와 J는 그녀를 막기 위해 점점 더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결국, K와 J는 팀워크와 기지를 발휘해 세레나를 물리치고 지구를 구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지고, K는 은퇴 전의 기억을 완전히 되찾으며 다시 MIB의 중요한 일원으로 자리 잡는다.
관람포인트
'맨 인 블랙 2'는 전작의 매력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더 큰 스케일과 유머를 추가했다. J가 K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우체국에서 벌이는 해프팅은 평범한 우체국 직원으로 살아가던 K가 사실은 MIB 요원이었음을 깨닫는 과정으로, 영화의 유쾌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우체국 직원들이 사실 외계인이라는 설정은 이 영화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마지막 엔딩 장면이다(사실 이 장면으로 인해 내 인생의 영화로 꼽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K가 문을 열자 카메라가 줌아웃되며 수많은 문이 등장하는데, 이는 우리가 사는 지구 혹은 태양계 역시 아주 작은 세계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 명장면이 아닌가 싶다. 그 장면은 인생에서 두고두고 떠올리는 편이다.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에 불과한 우리가 그 사실 자체를 망각할 일이 많은데,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늘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 영화에서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두 배우의 호흡은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외계인 캐릭터들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화려한 특수효과는 시각적으로도 만족스럽다. 배리 소넨펠드 감독은 빠른 전개와 독특한 상상력을 통해 지루할 틈 없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감상평
이 영화는 복잡한 서사보다는 경쾌한 오락성을 중시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가볍지만 그 이면은 결코 가볍지 않은 영화를 원할 때 꼭 봤으면 한다.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독립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접근성 또한 높다. 그리고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따뜻한데, 서로 다른 존재들이 협력하고 공존하는 모습은 지금의 사회에서도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맨 인 블랙 2'는 외계인의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비주얼과 유머, 그리고 짜릿한 액션을 통해 두 시간 동안의 즐거운 여정을 선사한다. SF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고 특히 가볍게 웃고 싶은 날에는 딱 맞는 영화다.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이 작품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정석을 보여준다.